나는 내가 4살 정도부터 기억이 뚜렸하다.
그때 한동안 광주 할머니댁에 살았는데 아침마다 할머니께서 내 얼굴을 씻기려고 큰 세숫대야를 내 앞에 놓으시면,
나는 눈만 멀뚱멀뚱 크게 뜨고 있다가 갑자기 Doris Day의 "Que Sera, Sera" 하면서 꽥 소리 지르면 할머니께서 깜짝깜짝 놀라시며
내게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느냐고 말씀하시던 기억이 난다.
오늘 지금은 이 세상에 이제 안계신 할머니가 생각나 Doris Day의 CD를 사봤다.
그땐 서울집에 내가 사랑하던 개가 한마리 있었는데 난 늘 개집에 들어가 개랑 살다싶이 했었는데, 어느날 무얼 잘못 먹고 죽었다.
아버지가 개를 산에 묻는다고 가마니에 씌워 가져가시는 걸 물끄러미 바라 보면서
나는 4살때부터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