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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jpg

 

 

"경무사 쯤 되시면 오늘 날 우리나라 형편 쯤은 잘 아시겠구료?"

"그렇습니다 , 전라도 고부에서 부터 시작한 내란 잠 잘날이 없습니다 . "
" 허허, 백성들과 조정이 한 마음으로 애 써도 나라가 잘 될까 잘 안될까 걱정해도 모자랄 판에 연호 바꾸는 것이 더 급합니까?

가만히 듣고 있자니 조정은 실속 없는 허세만 부리고 있으면서 백성들을 잘 살게 만들어 줄 생각은 않고 매일 쓸데 없는 구호만 부르 짖고 있으니 일본 놈들이 틈을 타는 것이오. 서두르지 않고 백성 들만 잘살게 해주면 자연히 개화는 되게 되어 있어요 .지금 단발이 뭐 가 급합니까?

우리나라 상투는 단군 조선 시절 부터 머리를 땋거나 상투를 트는 풍속이 전래 내려와 머리를 아끼는 것이 자기 생명 같이 생각 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
나라 마다 풍습이 다르 듯이 다른 나라에는 다른 풍습이 있기 마련이오 .

일본과 우리나라가 다르면 풍속과 습관이 다르거늘 일본식으로 급하게 거리에서 백성들의 머리를 붇뜰고 머리 깎는 짓이 과연 잘 하는 짓 입니까?
속담에도 급하게 하는 밥 익기 어렵고 급하게 데우는 물 끓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어떤 일이 든지 급하게 서두르면 성사 되기 어려운 법이요"

"................."
경무사 허진은 할말이 없었다 .
(정말 말로는 당할 사람이 못 된다 )
허진은 최익현이 자진하여 머리를 깎겠다는 허락을 받으려 왔다가 헛 탕만 치고 최익현의 파주 집에서 물러 나왔다 .

서울로 돌아 온 허진은 내부 대신 유길준에게 최익현과 대담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였다
"허허 그 보수 꼴통이 아직도 그런다는 말이야?"
" 대담을 해 보았는데 듣기와는 다른 사람입니다 . 옛날 고랫적 소리만 지꺼리는 답답한 사람으로만 보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국내외 정세에도 밝고 매사는 서두르지 말라는 식입니다"
" 경무사가 최익현에게 갔다 오더니 완전히 그놈에게 빠졌구먼 ..... "
"설득으로는 안 되겠습니다 "

" 허허 ,경무사 방금 한 말 잘하였소, 강제 소환 해서 머리를 잘라요"
" 예? 강제로요?"
" 거리로 나가서 백성들의 상투를 자를 때와 같이 최종 수단으로 본 때를 보여야지 이렇게 해 가지고는 일본을 따라 잡을 수가 없어...."
".............."
"경무사 당장 강제 송환 해서 머리를 깎도록 하오"

허진은 자기손으로 직접 최익현의 인격을 보아서 함부로 가위를 머리에 댈수가 없었다.
(이런 일은 최익현을 보수 꼴통이라고 말 하는 내부 대신이 더 보수 꼴통 이라는 말이 맞는 말일런지도 모른다 . 하지만 내 직위를 유지 하려면 별수 없지......)

허진은 내부대신 유길준의 명령을 받고 다시 순검들을 대동하고 포천으로 무거운 발 걸음을 다시 옮기었다 .
"어명이오, 한성으로 압송 하라는 명령입니다 "
" 무슨 죄로 나를 체포 한다는 거요?"
허진은 무엇인가 최익현에게 답변을 해야 했다
" 단발령 거부죄...."
죄명 치고는 세상에 처음 듣는 죄명이다

순간 최익현은 화를 낸다
" 이놈 .... "
허진은 돌연한 최익현의 쩌렁 쩌렁하는 호통에 가슴이 철렁 하였다
"어명 팔아서 나를 어쩌자는 것이냐? "
허진도 제 정신을 차리고 대답한다
" 대감 고정 하시오 , 분명히 어명 이라니까 그러시네...."
"어명?. 그게 어디 어명이냐 ? 일본 놈들의 앞잡이 노릇이나 하는 대신 놈들의 농간이지..."

허진도 이제는 별수 없다고 생각하고 최익현을 체포 하라고 순검들에게 명령한다
"이놈들, 내몸에 손대지 말아라. 내 전하께 내 발로 걸어가 말씀 드리리라 "
허진도 순검들에게 눈짓을 한다 .
" 그러면 한성으로 갈 채비나 채리 십시요"

최익현이 서울에 호송 되어 옥사 앞에 까지 도달하였다
" 여기가 어디냐? "
" 옥사 외다"
"가자"
" 어디로 간다는 말씀입니까? "
" 전하께 가자 "
"안되오"
경무사 허진도 서울로 와서는 힘이 생기었다

"허허, 경무사 자네 만큼은 정신이 옳바로 박힌 줄 알았더니 한심한 자로구나 . 너와 같은 사람과는 얘기가 않되니 내부 대신 유길준이를 찾아 오거라 "
" 그건 안되오"
" 왜 안돼?"
" 조칙도 못 보셨오? 대감 머리 부터 잘라야 하오"
" 듣기 싫다 . 나는 조칙을 본 일도 없으니 전하를 뵙게 못한다면 유길준이라도 불러와라"

유길준은 멀리서 이광경을 멀직히 보고 있다가 현장에 모습을 들어내었다 .
"나 , 유길준이 예 있소, 면암 께서 목소리가 너무 크외다 "
최익현은 유길준을 보자 묻는다
"면암 선생 너무 흥분 하지 마시오 . 나라가 잘 되려고 하는 시책에 잘 협조는 못하실망정 너무 화를 내시면 되겠습니까? "

최익현이 유길준을 쏘아본다
" 내부 대신이 되셨으면 나랏 일을 잘 이끌어 가셔야지 이렇게 온나라를 시끄럽게하셔야 되겠소?"
"허허 , 이 모두 일본을 따라 잡아야 나라가 잘 살게 될것이니 하는 일입니다 "
"구당, 이제 보니 내 대감을 다시 보아야겠소 . 그동안 미국이니 일본이니 다니면서 견문이 대단 하신 줄 알았더니 고작 배운 것이 일본놈들 앞잡이 노릇 한것 밖에 없다니 정말 실망했소"

" 일본 놈들 앞잡이라니 그렇게 막말을 해도 되는거요?"
" 그러면 뭐가 그리 급해서 머리 부터 자르라고 난리입니까?"
" 일본을 따라 잡으려면 머리 부터 깎아야 되기 때문이오"
"그것이 대감의 발상이오?"

" 일본과 미국에서 본것과 일본 공사관의 자문좀 받았소"
"허허 ....장님 나라 에서는 애꾸눈도 왕이라더니 이 나라에는 참 인물도 없소...."
최익현의 말에 유길준이 발끈한다 .
" 방금 뭐라 했소?"
" 이 나라에는 장님만 사는 줄 알았더니 개화의 눈을 뜬 애꾸눈이 있어서 희망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
" ................"

" 구당, 나를 이곳 까지 호송 해온 이유가 뭡니까?"
" 면암의 머리를 깎지 않는다기에 고집을 꺾으려고 불렀소?"
" 내 고집을 꺾는다?"
"그렇소"
"그러면 구당의 고집은 어떡하고?"
유길준은 점점 더 약이 올랐다
" 여하간 전하께서 머리를 깎으셨으니 대감도 머리를 깎아 주셔야겠소 "

" 나는 대감의 말에 동의 할수 없소 그 이유로는 첫째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니 불감훼상이 효지시야(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는 단군이래로 머리를 땋거나 상투를 트는 풍속이 전해 내려와 머리를 소중히 생각하는 풍습이있는데 이를 하루 아침에 가위 하나로 하루 아침에 잘라 버린다는 것은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것이며 두째로는 머리를 깎는다는것은 시간이 흘러가서 자연스럽게 나라가 개화되면 언제인가는 머리 모양을 스스로 바꾸면 될일을 가지고 일조에 해치우려는 태도가 틀렸다는 얘기입니다 .

구당도 글 공부좀 하셨으니 잘 알터인데 조선 사람들이 부모로 부터 물려 받았다고 항거하는 머리가 설사 대감의 고집에 합당 하지 않는다 해서 그렇게 강제로 해서야 되겠소?"
"면암 선생 얘기는 무슨 얘기인지 알아 듣겠소. 허나 충(忠)과효(孝)는 효가 앞장서는 것이니 효만 고집해서 충을 안따르겠다는 것은 왕명을 거역 하는것입니다"
" 허허, 충이 있으면 효가 있고 효가 있으므로서 충이 있는 것이거늘 어떻게 따로 떼어서 생각 할수 있다는 말이오?"

유길준은 지루한 논쟁을 해보았자 최익현을 설득 할수 없다고 생각하고 최익현의 단발을 강행 하기로 하였다 .
" 경무사"
"예"
" 가위있소?"
"여기 있습니다 "
" 순검들은 이 양반을 포박하라"
" 누엇이 어째? 놔라 이놈들. 나 최익현이 죄 없는 사람이다 . 이놈들"
순검들이 움찔하자 유길준이 서두른다

" 무엇들하느냐? 어서 포박하래두"
순검들이 최익현을 포박한다
" 경무사, 이 양반 머리를 자르라"
허진이 직접 최익현의 머리를 자르려 하자 최익현이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반항한다 .
심지어는 포박 당한 채로 발 버둥을 친다 .

보다 못한 유길준이 허진을 불러 귓속 말로 머리 자르는 것은 보류하고 일단 하옥 시킬 것을 지시한다 .
좀더 설득을 해 보자는 속셈이었다 .

이렇게 김홍집 내각은 일본에 잘 보이기 위해 단발령과 양력을 사용 하는등 강권을 쓰게 되었고 따라서 지방 방백들도 조정의 눈치를 보면서 중앙에 잘 보이려고 백성들에게 단발을 강요하지 않을수 없었다 .
개화정권이 아니라 폭력 정권이었다 .

상투는 조선 백성들에게는 머리 모양에 따라 멋이 있는 남자로도 보이게 하기도 하고 볼상 사나운 남자로 보이게 하는 상징이었다 .
머리에 동백 기름을 잘잘 발라서 짜올린 머리모양은 그렇게 멋있을수가 없었다 .

윤기가 자르르한 새 망건을 상투 머리에 쓰고 금관자 ,옥관자를 달고 나서면 어디가든지 서양의 일류 신사 못지 않는 대우를 받았었다 .
그런 상투를 순검들이 하루 아침에 상투를 쌍둥 자르기만 하고 다듬어 주기는 커녕 가위로잘라 주기만 하니 풀어 흩어진 푸시시한 산발 머리는 공동 묘지에나 나오는귀신 모습이나 밥 빌어 먹는 거지가 십상이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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