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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코리아타운과 동포 이야기

                                                                                                                                                              구 자 문                                      

  추운 겨울날씨 속에 포항을 떠났는데 인천공항을 거쳐 거의 하루 만에 도착한 로스앤젤레스는 여전히 봄날이다. 계절이야 겨울이지만 대낮에는 햇살이 따가울 정도라서 반팔을 입은 이들이 많다. 물론 밤에는 기온이 다소 내려가 재킷을 입어야 한다. 요즈음 미국입국이 어려워졌다고 기내에서 걱정하는 이들이 여럿 있었는데, 짐 찾는 곳에서 다 만났으니 큰 문제는 없었던 모양이다.

 

  로스앤젤레스 메트로폴리탄에는 200만 명을 헤아리는 재미동포들 중 30~40만 명이 몰려 사는데, 이는 거주자 수이고 유동인구를 포함한다면 이보다 훨씬 많은 70~8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과거에 비해 이민자, 유학생, 파견자 등이 늘어난 탓인데, 한국경제가 발전하며 더욱 가속화되었을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은 과거 멕시코로 이민 갔던 우리 동포 사탕수수 노동자들이 인근 리버사이드카운티 오렌지농장에 일하게 되면서, 그후 이들이 독립하여 지금의 코리아타운 인근에 직장잡고 거주하게 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 도산 안창호 선생이 우리 동포들의 의식개혁과 독립운동을 위해 많은 활동을 벌였는데, 그가 거주하던 건물이 아직도 USC캠퍼스 안에 남아 있다.

 

  지금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은 크게 성장했고, 과거 슬럼화 되어가던 넓은 지역을 한국인들이 들어와서 크게 발전시켜서, 로스앤젤레스 시 역사에 가장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사례로 일컬어지고 있다. 슬럼화가 다운타운의 ‘버논-센트럴’ 지역에서부터 북상하다가 코리아타운에서 정지하게 된 셈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중소규모 자영업을 벌이게 되어 성공사례도 많아지고, 조국의 경제가 발전됨에 따라 이곳에 투자도 하게 되고, 또한 동포들이 이곳을 바탕으로 돈을 벌고 생활을 꾸려가게 되어, 이제 코리아타운은 어느 정도 미국 주류사회는 물론이고 다른 민족들이 경시 못할 힘을 가지게 되었다고 보아진다. 이제 한국인들은 이곳 코리아타운만이 아니라 가디나, 토렌스, 글렌데일, 라크리센타, 다이아몬드바, 얼바인 등 교외지역으로도 진출하게 되었다. 이러한 지역은 대개 학군이 좋아 많은 한국인들이 자녀교육을 위해서 선호하는 곳이다. 물론 이로 인해 동포 비즈니스들도 따라오고 주택가격이 좀 더 비싸졌다고 보면 된다.

 

  몇 주 전만 해도 로스앤젤레스가 있는 남가주지역은 산불이 여러 곳에 크게 번져서 몇 주 동안 불길이 잡히지 않고 많은 산림과 주거지를 태우고 있었다. 강한 바람에 불씨가 순식간에 100미터 폭 후리웨이를 넘어 불길을 일으킬 정도라서 여의도 면적의 수 백배가 불타고 많은 주거지들이 타버렸다. 그 시초가 베벌리힐스 인근 부유촌 근처 빈 공터에 텐트치고 살던 홈리스 분들의 야외 조리시 발생한 불씨가 산으로 옮겨 붙은 것이라고 하니 아이러니하다. 이렇게 산불도 나고, 더구나 이곳은 환태평양지진대에 위치하여 작은 지진은 수도 없고 큰 지진도 20~30년마다 오게 되지만, 모두들 잘 이겨내고 있는 듯하다. 물론 정부도 민간인들도 많은 대비를 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제트래그로 하루 이틀 잠자며 쉬다가 곧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이는 한동안 방치했던 지붕이며 담장을 손보는 것, 동네 주변 식품점이나 음식점에 가는 것, 그리고 코리아타운을 비롯해 이곳저곳을 방문하는 것이다. 단독주택은 앞뒷뜰을 포함해 손볼 일이 많다. 잔디는 일주일에 한번 씩 사람 시켜 깎는다 하더라도 고장난 곳 고치고 꾸미고 할 일이 많다. 식품점은 미국가게도 가지만 한국가게를 더 자주 찾는데, 김치, 나물, 떡, 김밥 등 한국음식들을 팔기 때문이다. 미국가게들은 좀 더 크고 갖가지 과일과 채소들이 풍부하다. 요즈음 단골로 가는 곳이 무농약 유기농 가게인데, 바나나 한 개가 25센트로 다른 가게 15센트에 비해 비싼 편이며, 다른 과일이며 육류들도 약간 더 비싸다.

 

  주일에는 코리아타운 인근에 위치한 한인교회에 출석하고 구면인 여러분들과 인사도 하는데, 큰 교회라서 연세든 분들도 많고 이북출신에 6.25 참전용사들도 많은데, 오랜 외국생활에도 모두들 한국에 대한 사랑과 걱정이 대단하다. 누구든 외국에 오면 고국의 고마움을 더욱 느끼게 되고 애국자가 되는 것이리라. 그 후에는 코리아타운으로 가서 점심도 먹고 볼일을 보게 된다. 많은 동포식당들이 있어서 갖가지 음식들이 제공되는데, 필자가 가장 즐기는 것은 불고기와 설렁탕이다. 중식당에도 가는데, 대개 한국 화교들이 이곳에 와서 차린 것들로서 팔보채, 짬뽕 등 음식이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물론 인근에 다양한 미국식당과 멕시칸, 아르메니언, 베트남 식당들이 있어 들르기도 한다.

 

  영토는 한국의 43배, 인구는 6배, 그리고 경제력은 15배 되는 미국은 각 시민들 삶의 풍요함과 함께 기술·학문·문화면에서도 세계를 이끌고 있으니 우리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우리 동포들이 크게 기반을 잡아가고 있어서 중국, 일본, 필리핀 등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발전된 한국만큼이나 경이롭게 보는 것 같다. 아직 우리 민족 가야될 길이 멀다고는 하지만, 긴 고난의 역사를 이겨내고 이 같은 경제·산업 및 사회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었음이 크게 다행이고 대견한 일이라고 보아진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다는 의견에 일부 동의도 하고 불안함이 없지는 않지만, 복잡다단한 세계정세에 잘 대비하면서 우리의 장점인 부지런함과 끈기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의 국가발전을 도모함이 중요하다고 본다.

 

2018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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