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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골굴사를 아십니까 ?

고등학교 재학시절 수학여행으로 방문한 이후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경주를 가봤습니다. 경주라고 쓰인 요금소 지붕마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게 기와로 돼있는 것이 천 년의 역사가 숨 쉬는 곳 다웠습니다. '경주는 시내 전체가 관광지이고 유적지이며 볼거리'라는 지인의 말처럼 차 타고 지나가는 풍경마저 역사책의 한 장과 같았습니다. 차량 표지판 옆 꽃으로 수놓아진 첨성대 모양이 눈길을 끌더니 모든 식당 지붕이 기와 모양으로 마치 시간여행을 온 기분이었습니다. 숙소를 잡고 시내를 걸으며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표를 끊어야 들어갈 수 있지만 멀리 대릉원의 커다란 봉분이 보였습니다. 대릉원 옆에는 첨성대가 있었는데 첨성대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서인지 관람객들이 많았습니다. 입구에는 각종 해물과 닭꼬치 등 간식거리들을 팔고 있었고 유적지라기보다 쉬고 노는 유원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경주에 왔으니 교과서에도 나오고 우리나라의 명 사찰 중의 하나인 불국사를 아니 가볼 수가 없어서 아이들과 함께 불국사로 향했습니다. 많은 인파가 몰려 주차장부터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도 많이 눈에 띄었고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입장료가 다소 비싸 불국사 입구에서 많은 분이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도 망설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타 유적지와 비교해 조금 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경주까지 왔는데 불국사를 아니 본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입장료를 끊고 아이들과 입장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불국사의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 불국사 다보탑 보수공사 2016년 경주 지지피해로 다보탑 보수 공사중이라는 글씨가 씌여있다. 큰아이는 교과서에 나왔던 다보탑과 석가탑을 보겠다며 여기저기 둘러보더니 다보탑이 보수 공사 중이라며 못 봤다고 전했습니다. 큰아이 손을 잡고 탑 앞에 다다르니 지진으로 인한 보수 공사 중이라며 양해를 구한다는 글씨가 보였습니다. 작년 지진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았던 경주시가 작년 10월 한 달 많은 유적지를 무료로 전환한다던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성인 5000원, 아이 2500원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보수 공사 중이라면 불국사를 들러 동전에 있던 탑과 교과서에 있던 탑을 보려던 관람객들을 생각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진으로 인한 보수공사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칸막이로 가려진 탑을 보며 입장료를 떠올릴 수밖에 없던 저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꼈을 뿐입니다. 불국사와 설국암이 가까이에 있음에도 따로따로 입장료를 받는 것도 관람객들에게는 부담인데 말입니다. ▲ 골굴사 표지판 불국사를 보고 나온 후 길을 가다 우연히 골굴사 표지판을 보았다 이런저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불국사의 웅장함만을 가슴에 담고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우연히 골굴사 표지판을 보고 사찰 이름이 주는 강렬함에 이끌려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큰 사찰은 아니었습니다. 불국사처럼 널리 알려진 곳도 아니어서 사람들의 발길도 많지 않아 한적함이 느껴졌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무료로 운영돼서인지 표 받는 분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조계종에서 선무도를 가르치는 곳인지 곳곳에 무예하는 동상이 보였습니다. 입구로부터 10여분 올라가니 골굴사 사찰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글이 보였습니다. 골굴사는 광유선인 일행이 자연굴을 다듬어서 만든 국내 최초의 석굴사원이라고 합니다. 조선 후기의 유명한 화가 정선은 이곳을 배경으로 유명한 '골굴석굴도'를 남길 정도였다고 하니 그 깊은 아름다움을 시간이 흘러도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 골굴사 골굴사로 오르는 길 ▲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 골굴암의 주존불이다. ▲ 골굴암 골굴암으로 오르는 돌계단 골굴암이 세워진 이곳은 오랜 옛날 화산에서 분출된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암석은 비바람에 약해서 보다 쉽게 깎여 나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암석이 비바람에 깎여나갈 때 암석에 포함된 크고 작은 암석덩어리들이 빠져나간 자리가 수많은 구멍들을 만들었고, 이 구멍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구멍들이 수없이 발달한 것을 '타포니'라고 부르는데, 골굴사의 골굴암은 이러한 타포니 동굴을 다듬어서 석실을 만들고 불상을 배치한 석굴입니다. 이는 단단한 화강암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특이한 것으로 신라인들이 암석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골굴사는 자연적으로 발달된 타포니와 신라인들의 불교 예술이 조화를 이룬 가치 있는 명소입니다. 조용하고 한적하며 웅장하지는 않지만 기품있는 곳이었습니다. 불국사가 웅장함과 화려함을 자랑한다면 골굴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기품과 자연이 주는 숨은 매력이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경주의 대표적 명소 불국사와 골굴사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경주 방문에서 불국사를 가본 후의 느낌보다는 골굴사에서 받았던 깊음과 수려함이 더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 이상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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