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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 위양못, 호박소, 참샘허브나라 나들이

마음으로 걷는 길, 밀양 위양못에서. 인생이란 여행길에서 시간을 함께 쓰고 추억을 공유하고 싶은 친구와 함께 휴식 같은 나들이를 떠나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나이가 40대 후반으로 삶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을 서로 나누며 오랜 세월 친구처럼 지내온 옛 제자와 같이 모처럼 밀양 나들이를 나서게 되었다. 마음으로 걷는 길, 위양못 이팝나무 숲길 위양못 완재정(경남문화재자료 제633호). 오래 전 지인들과 들른 후로 이맘 때면 늘 그리움이 되어 문득문득 떠오르는 밀양 위양못에 올해는 꼭 가보고 싶었다. 위양못(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경남문화재자료 제167호)은 신라 시대 이래 농사를 짓기 위해 이용되었던 저수지인데 못 주변에 이팝나무, 팽나무 등을 심어 아름다운 숲길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을 좋아하는 우리에게는 딱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지난 16일 오전 10시 30분쯤 창원역에서 출발하여 위양못에 이른 시간은 11시 50분께. 우리는 한가한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못가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파란 하늘 조각이 못물 여기저기에 걸려 있었다. 초록으로 우거진 나무들, 우람한 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다정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못물에 대칭으로 비쳐 자연이 빚어내는 데칼코마니의 극치를 보는 느낌이랄까, 신비롭기까지 했다. 숲길 어디에서든 완재정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온다.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에 폭 빠져들 수 있는 위양못에서. 보들보들하고 폭신한 숲길을 걷노라면 어디에서든 완재정(경남문화재자료 제633호)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온다. 안동 권씨 일문에서 세운 정자다. 어렴풋이나마 완재정을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여 재미있었다. 어 디에선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또한 왜 그리 정겹고 평화스러운 느낌을 주는지 위양못 이팝나무 숲길은 정말이지, 마음으로 걷는 길이다. 우리는 자연스레 못가를 느긋하게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한껏 즐겼다. 수다를 늘어놓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하고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에 폭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이 감사할 따름이다. 이곳은 이팝나무로 유명하다. 은근히 하얀 이팝나무꽃들로 온통 뒤덮인 멋들어진 풍경을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벌써 꽃들이 진 듯했다. 꽃이 만개하는 시기를 맞추는 일이 여러 이유로 쉽지는 않지만, 언젠가 쌀밥을 연상시키는 하얀 이팝나무꽃이 만개하는 날 한 번 더 찾아오리라. 수제비 넣은 메기탕 먹고 절구 같이 생긴 호박소로 시례 호박소. 우리는 배가 출출해 시례 호박소(밀양시 산내면, 가지산 도립공원 얼음골지구)로 가는 길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서 메기탕으로 점심을 했다. 얼큰한 국물에 잔뜩 넣은 투박한 수제비 맛이 좋았다. 메기탕은 추운 겨울날 소주 곁들여 먹어야 제맛이 나는 것 같은데 여행길에서 이렇게 별미로 맛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었다. 얼큰한 국물에 투박한 수제비 맛이 좋았던 메기탕. 호박소 주차장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니 백운산(885m) 자락에 위치한 호박소가 나왔다. 백옥 같은 화강암이 억겁의 세월 동안 물에 씻겨 엄청난 규모의 소(沼)를 이루었다. 그 모양이 마치 돌절구와 흡사하다 하여 경상도 방언인 호박을 이름에 붙여 호박소라 불려 오고 있다. 아래로 물이 계속 흘러내리고는 있지만 세월만큼이나 웅덩이 깊이깊이 물이 고여 있는 호박소를 보면서 우리들 삶의 기억 창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흔을 못 넘기고 복사꽃이 화사한 지난달에 갑작스레 돌아가신 김건선 선생님이 문득 떠올랐다. 이따금 우리 역사의 흔적을 찾아 길을 나설 때 훌륭한 길라잡이가 되어 주셨던 분이다. 내 인생길에서 너무도 감사했던 여행 친구를 떠나보낸 슬픔이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 상큼한 허브 향기 맡으며 걷고, 또 걷고 빨간 체리 세이지가 피어 있는 꽃새미마을 참샘허브나라에서. 오는 2020년 6월까지 호박소 출입이 금지되어 가까이에서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마침 밀양허브축제를 하고 있는 참샘허브나라(밀양시 초동면 봉황리 방동안길)를 향했다. 오후 3시 30분께 지명도 이쁜 꽃새미마을에 도착하여 허브 농원으로 바로 갔다. 보랏빛 멕시칸 세이지, 빨간 체리 세이지 등이 피어 있는 세이지 가든을 걸으니 상큼한 허브 향기에 연신 콧구멍이 벌름벌름하는 것이 '허브는 향수다' 라는 말을 실감했다. 여인이 우아하게 늘어뜨린 귀걸이처럼 생긴 금낭화꽃이 몇 번이고 내 발길을 멈추게 했다.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가 군데군데 마련되어 있어 발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걷다가도 쉬고 싶으면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몇 번이고 발길을 멈추게 하던 어여쁜 금낭화. 낭만적인 길, 기찻길에서. 바람을 가르며 시원하게 날아오르는 기분이란... 옛 제자와 나는 그럴싸하게 만들어 놓은 낭만적인 기찻길도 걸어 보고 신나게 그네도 탔다. 그네에 앉아 바람을 가르며 시원하게 허공을 날아오르니 기분이 상쾌했다. 까르르 웃던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하고 비상을 꿈꾸는 청년의 야망이 한순간 느껴지기도 하고 이 세상 너머에 있을지 모를 영혼의 세계를 그려 보기도 했다. 우리는 이날 실컷 걷는 즐거움을 누렸다. 햇빛이 노닥거리는 오후, 아름다운 곳에서 휴식 같은 산책을 하며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쁘다. - 오마이뉴스 : 김연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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