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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보조구간'.. 서울둘레길 1코스 수락-불암산 코스

서울둘레길 수락-불암산 코스 5월 17일, 서울둘레길 8개 코스 가운데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수락-불암산 코스'를 걸었다. 길 난이도 '상급'은 과장이 아니었다. 그게 전부 '보조구간' 4.3km 때문이었다. 서울둘레길 1코스는 보조구간을 뺀다면 상급이랄 것도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도봉산역에서 화랑대역까지 이어지는 수락-불암산 코스는 전체 길이가 14.3km이며, 예상소요시간은 6시간 30분이다. 이 코스에는 '보조구간'이라는 게 있다. 우회코스라고도 하는데, 원래 코스를 걸으면서 덤(?)으로 4.3km의 산길을 더 걸을 수 있다. 평지 4.3km은 한 시간이면 산보하듯이 휘리릭 걸을 수 있는데, 이 보조구간은 예상소요시간이 2시간 10분이다. 고작 4.3km를 걷는데 시간이 그렇게 걸린다는 건 걷기 만만한 길이 아니라는 의미이리라. 그렇다면 수락-불암산 코스는 전체 길이가 18.6km이고, 예산소요시간은 8시간 40분이라고 확대해석할 수 있다. 오, 만만치 않은 걸.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온다. 서울둘레길 수락-불암산 코스 나의 선택은? 어차피 걸으러 나섰으니 걸어야지. 원래 구간만 걷고 보조구간만 따로 걸으러 오는 일 따위는 절대로 없을 테니까. 걷지 않고 남겨두면 두고두고 찜찜할 테니까. 하지만 걷기 초보자들에게는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산길을 오르내리면서 8~9시간을 걷는 건 결코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보조구간까지 걷고 싶다면 서울둘레길의 다른 코스들을 먼저 걸으면서 다리 힘을 키운 뒤에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화랑대역을 1km쯤 남겨두고 허벅지 근육이 뻐근해져서 숨 고르기를 하며 천천히 걸었기 때문이다. 5월 날씨는 봄과 여름 사이를 정해진 규칙 없이 널뛰기를 한다. 어떤 날은 봄날처럼 다소곳하다가 어떤 날은 한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다. 지난 17일은 여름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이런 날, 숲속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걷는 건 축복이다. 나뭇잎을 흔들면서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둘레길 1코스는 도봉산역 2번 출구에서 시작된다. 코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길은 수락산을 지나 불암산으로 이어진다. 산과 산이 자연스레 이어지니 걸으면서 오랜 시간동안 삼림욕을 할 수 있다. 특히 불암산은 서울둘레길이 아닌 강원도의 울창한 숲속에 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숲이 우겨졌다. 참, 서울둘레길은 스마트폰용 앱이 있다. 서울둘레길에 대한 설명과 코스별 정보, 지도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길을 잃었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앱이 없더라도 길 안내 리본과 표지판이 잘 돼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단, 걷다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면 길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으므로 주의. 이런 충고는 늘 경험에서 비롯된다. 서울창포원 도봉산역 2번 출구를 출발하면 바로 앞에 있는 서울 창포원과 만난다. 꽃창포와 붓꽃을 주제로 한 서울시의 생태공원이다. 길은 이 창포원을 가로지르면서 이어진다. 덕분에 오랜만에 창포 꽃을 볼 수 있었다. 길을 걸으면 그 계절에 피어나는 꽃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어서 좋다. 걷는 장점은 이것 외에도 많지만. 이날 가장 많이 본 꽃은 아카시아 꽃이었다. 수락산과 불암산으로 이어지는 수락-불암산 코스 곳곳에 아카시아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아카시아 꽃은 멀리서도 냄새로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향기가 강하다. 그 향기를 온종일 즐기면서 걸었다. 마치 아카시아 꽃이 새처럼 끊임없이 재잘거리면서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수락산은 화강암이 많은 산으로, 걷다보면 무척이나 단단해 보이는 화강암들을 많이, 자주 볼 수 있다. 그래서 아마 이곳에 채석장이 있었으리라.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잔뜩 쌓인 화강암 돌무더기 사이를 지나면서 거대한 바위를 우러르는 재미가 있다. 서울둘레길 수락산 채석장 터 수락산 화강암 바위 수락-불암산 코스는 산과 산 사이를 누비는 길이라 오르막길이 많고, 계단 또한 많다. 숨을 헐떡이면서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다보면 이대로 하늘로 올라가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지만, 수락산은 그리 높은 산이 아니다. 고작 638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더 높은 산에도 올라가봤는데, 뭘. 채석장 전망대를 지나 한참을 걸으니 갈림길이 나온다. 덕릉고개를 지나는 보조구간으로 접어드는 길과 원래 코스로 나뉘는 길이다. 덕릉고개로 가는 길로 성큼 걸음을 옮겼다. 살다보면 선택을 하는 순간이 늘 뒤따른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걷는 길이 평지가 될 수 있고, 험한 산길이 될 수도 있다. 앞에 펼쳐질 길이 험한 산길인 것을 모르고 선택할 때도 있고, 알고 선택할 때도 있다. 선택한 뒤에 후회할 때도 있고, 잘했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길을 걸을 때는 선택의 순간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할 때면 늘 뿌듯함이 남는다. 어려운 길일수록 해냈다는 자부심이 가슴을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험한 산길이 펼쳐질 것을 알면서도 굳이 보조구간을 걸은 것은 그런 결과를 기대했기 때문이겠지. 서울둘레길 수락-불암산 코스 산길로 들어가자 인적이 확 줄었다.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수락산 길을 걸을 때만 해도 길에 나무의자나 쉼터 등이 제법 많았는데, 거의 없다.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는 의미이리라. 숲은 고즈넉했다. 이따금 바람이 물처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가끔 산비둘기들이 우는 소리도 들려왔다. 그리고 꿩 울음소리도 간간이 들렸다. 자연의 소리는 귓전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바람처럼 왔다가 흔적 없이 사라진다. 그래서 여운이 더 오래 남는 것일까. 불암산에 오니 옛 생각이 난다. 이곳 불암산에서 처음 암벽 등반을 배우던 때가. 평평하게만 보이는 수직 절벽 바위를 맨손으로 기어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의 놀라움도 같이. 그때 내게 암벽 등반을 가르쳐 주던 직장 선배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가끔 바람결에 그의 소식을 전해 듣긴 했지만, 만난 것은 20년도 더 되었다. 통화를 한 것도 그렇다 불암산 남근바위 서울둘레길 수락-불암산 코스 길 곳곳에 쉼터 겸 전망대를 설치해 놨다. 그곳에 서면 도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병풍처럼 세워진 아파트 단지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광경을 질리도록 볼 수 있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겠지만, 아파트만 빼곡한 풍경은 정감이 없다. 나무가 울창한 산 위에서 보자니 더더욱 그렇다. 불암산 역시 수락산만큼이나 바위가 많은 산이다. 그래서 걷다 보면 여기저기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놓은 바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연인바위, 남근바위, 넓적바위, 여근바위 등등. 거의 8시간 정도 걸었던 것 같다. 산길과 계단을 하도 오르내렸더니 나중에는 허벅지 근육이 저절로 팽창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목적지인 화랑대역에 도착하니 시원한 맥주가 어찌나 마시고 싶던지,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사서 정신없이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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