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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서울사대부고 옛시절 회상 여담...                                             청초  이용분(7회)

                          

우리(7회)의 중1때 담임 선생님은 3반에 김성배(국어) 선생님, 4반에 이원재 선생님(물리)이었다.

얼마 전에 타계하신 이필의 선생님은 중1때 우리에게 기하를 가르치셨다. 어느 날인가 수업시간에 급우들이 왁자지껄

막 떠들고 있었다. 하는양을 가만히 보고 계시던 선생님이 “호떡 집에 불이 났냐?" 하고 소탈하게 웃으면서 큰 소리로

말씀하셔서 우리 모두가 까르르 웃던 생각이 난다. 참으로 인간성이 따뜻하신 선생님으로 기억된다. 타계하시기 전까지

선농축전을 비롯 여러모임에서 마치 집안 어르신처럼 모습을 뵐 수 있어서 반가웠는데 이제 그 분을 뵐수 없게 된 것이

무척 안타깝다.

 

엄동설한 어느 몹씨 추운 겨울날 운동장에서 아침 조회가 길어졌다. 조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는 우루루 교실로 들어

가려는데 어느 선생님이었는지 우리를 운동장에 되돌아 가서 다시 정렬을 하고 교실로 들어 가게 하였다.

무슨 영문인지 알지도 못하고... 아마 줄을 안 맞추고 들어가서 그랬었는지...


우수한 성적으로 들어 온 우리7회 학생들에게 유별나게 기대가 너무 커서 좀 더 정신 훈련을 시키려고 그랬는지 어쩐지...

발이 얼어서 깨질 것 처럼 시리고 너무 추워서 울상들을 하고 교실에 들어가니 동양사를 가르쳤던 한기언 선생님이

칠판에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 써 놓고 빙긋이 웃고 계셨다. 추운데 기압까지 받았으니 엎친데 덮쳤다는 말씀. 그래서

‘설상가상’이라는 사자성어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시절은 중국의 장개석 국민군이 모택동 공산군에게 쫓겨서 남경으로 퇴각을 하고 있던 시절, 미국이 조달해 준 신형

무기를 미쳐 써 보기도 전에 장개석 국민군 군인들이 공산군에게 몽땅 팔아 넘길 만큼 부패했었다는 수업 내용도 잊혀

지지 않고 기억된다. 결국은 전쟁에 패하고 장개석 정부는 대만으로 철수를 했다.

 

음악선생님으로 최동희선생님이 생각난다. 그분은 레파토리가 없는지 내내 배운게 '라아르고' 한 곡으로 노래하고

시험치다 끝을 냈다. 그와는 반대로 김순용(金淳龍) 선생님은 눈섭도 짙으신데 검은 뿔테 안경을 쓰셨던 것으로 기억됀다.

그 당시 최신곡인 '카타리(일명 무정한 마음),' '사랑의 기쁨,' '미뇬의 노래(아는가 그대는 저 남쪽나라를...),' '싼타루치아,'

'돌아오라 쏘렌토로,' '창공에 빛난 별,' '오 나의 태양' 등 주옥 같은 명곡들을 프린트 해 가지고 와서 가르쳐주셔서 평생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셨다.

 

대학 입학률에 있어서는 남자 7회의 경우 다른 대학은 몰라도 서울 공대의 경우 18명이 지원하여 17명이 합격했다는

어느 남자 동기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여자 7회의 경우 서울대를 비롯 특히 이대의 경우 아무리 학교성적이 최하위의

동기라도 모두 합격하였다. 취업을 하거나 가정사정으로 진학을 못한 동기를 제외하고는 지원만 했으면 모두 합격을

하였던 것이다. 이대에 가서도 과톱을 차지한 동기들이 몇이 있었다고 전 한다. 대학 입학 률 98%를 달성 그때부터

'천하부고' 라는 깃발을 날리게 되었다고 한다.

 

김영훈 교장 선생님이 교단에 서서 '이제 대학입학률 전국 최고' 라는 학교 전통을 세우자'라는 훈시를 들은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는 재학중 언제나 남녀 통틀어 서울대 총장상을 휩쓸었던 이인호 전 소련 대사. 지금은 대전 KAIST 석좌 교수, 

양혜숙, 이병애 전 이대 독문과 교수, 주영숙 (교육학) 전 덕성 여대 총장, 최진영 전 중앙대 영문과 교수, 김영선 전 인천대

법대 교수 ... 그 외에도 중고등학교 교사, 의사. 약사 은행 등 각각 다른 분야에서 알게 모르게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한

훌륭한 7회 여자 동기들이 많이 나왔다.

(물론 남자 7회 동기들도 너무나 훌륭한 위치에서 많은 업적을 남기고 지금도 현역에서 열심히 활약하고 있는 알려진 동기

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남자 7회 동기들이 더 잘 아실터이니 자세히 모르는 내가 논하기는 힘들다.)

(이건희(13회)삼성그릅회장은 대학을 일본에서 나왔기 때문에 가까히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서인지 인재를 모두 훌륭하고

다재한 우리 서울사대부고 출신으로 등용하여 그처럼 전성기를 구가 했다고 알려져 있다.)

 

나는 부산 피난학교에 다닌 적은 없다. 6.25때는 부산까지 갔었지만 그후 1.4후퇴 때에는 부산까지 피난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난시(難時)에 흩어진 서울의 모든 중고등 학생들은 '서부훈육소, 동부 훈육소, 중부훈육소' 라 칭하며

자기가 사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의 학교에 다른 학교 학생들과 함께 모여 공부를 했다. 나는 배재중학교 훈육소에

들어 가서 남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게 되었다.

 

부중 출신들은 모든 훈육소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내고 1, 2등을 하며 성적이 아주 우수하였다. 그러나 우리 학교가 서울로

수복한 후 용두동 교사로 모두 돌아왔는데 본교에 돌아 와서는 성적이 아주 엉망, 낙제도 하고 우수한 학생들끼리 모이니

모두 맥을 못 추는 것이었다.

용두동 학교교사(學校校舍)는 전쟁 통에 큰 유리창틀이 통째로 없어지고 교실이라해도 비가 오면 옆에서 뒤에서 그냥 비가

들이치는 형편이었다. 고 1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명실공히 남녀공학을 했는 데 7회의 교실은 2층 맨 오른쪽 사대 부속국민

교가 있는 쪽 교실에서 남학생 여학생 한 반에서 모두 함께 남학생은 왼쪽 여학생은 오른쪽에 갈라져 앉아서 곁눈질도

못하고 아주 얌전하게 공부들을 했다.

 

고 2학년 2학기가 되면서 남, 녀반을 따로 나누어 분반이 되었다.

한세월이 흐른 후에 보니 7회에는 같은 기 캠퍼스 커풀이 한 팀도 안 생겼다. 모두들 그렇게 수재들이었건만...^^

고 1 때 담임 선생님은 김교준 영어, 고 2 때 3반 염인걸(수학) 4반 이풍기, 고 3때는 주석순(수학), 김성배 (국어)선생님,

그 외에  변창진, 태상근, 전광용, 이응백, 오배권, 주길준 교련 선생님등 여러 선생님들께 수업을 받았던 게 겨우 기억된다.

우리는 교련수업도 남학생 못지 않게 한여름날 뜨거운 햇볕이 내려 쬐는 운동장에서 "36개 방향으로 앞으로 가" 이런 36개

동작 훈련을 능숙해 질 때까지 받은 기억이 난다.

 

이수복선생님은 무얼 가르친 분이었는지 기억이 안나고 노상 어둑 컴컴한 회색 복장. 마치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작품

'잉그릿 버그만'과 '게리 쿠퍼'가 주연했던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에 나오는 여자 유격대장, 아니면 기숙사 사감

처럼 두렵고 무서운 인상으로 기억되는데... 그러나 남학생들에게는 그처럼 부드럽게 잘 해주셨다고 해서 아주 깜짝 놀랐다.

추운 겨울에 남학생들이 추위에 밖에서 떨며 들어 오면 난로옆을 얼른 비켜주며 그곳에 서서 따뜻하게 난로를 쬐게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어쩌면 그럴수 있을까... 하고 의아 해 하였다.

 

어떤 여자 영어 선생님은 순 일본식으로 '제네랄 매카사'(맥아더 장군)라고 발음했는데 일본 유학파셨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난시(難時)라 실력 있는 선생님 모시기가 어려웠던 게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우리는 "매카사"라고 발음을

하지는 않았다.

그때 영어 교과서에서 그 당시 미국에나 있던 T.V. 라는 것에 대해서 또 수세식 화장실로 목욕탕에서 변을 보면 대서양으로

내려간다고 쓴 걸 배운 게 기억된다. 그당시는 T.V. 라던가 수세식에대해서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게 오늘날에 와서는 우리가 매일 보는 T.V.에 항상 쓰고 있는 화장실 이야기었다고 생각된다.

 

6.25 전에는 용두동 학교 앞 길에 말이 끄는 마차들이 교통수단으로 다닌 기억이 난다. 말의 배설물을 받는 망태기를 말

꼬리 뒤에 달고 다녔다. 그래도 길 한가운데 배설물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던 게 기억된다. 주로 지상으로 다니는 성동 역앞

전차를 이용했었다.

최근 총동 방배동 머릿재빌딩에서 하고 있는 선농수필문우회 (강사는 10회 이현복 전 인천교대 국문과 교수)회원 여러

후배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7회가 졸업을 한 후에 선생님들마다 교실에 들어 오시면, "7회 선배들을 봐라. 너희들은

무엇들 하고 있는 거냐?" 하고 노상 '구박 아닌 구박'을 받았다고 말들을 했다.

특히 태상근 선생님 한테...물론 공부를 좀 더 잘 해 보라는 깊은 독려의 뜻이 숨어 있어서이리라

 

李교수님(10회)은 때 마침 고등학교에 입학원서를 내려는 참인데 전국 입학률이 최고 하며 막 깃발을 날리기에 호기심이 나서

입학 원서를 내고  보니 우리'서울 사대부고' 라고 한다.  내가 마음속으로 손꼽아 따져 보니 그게 7회의 대학입학성적이 전국

에서 뛰어나게 좋아 학교 이름을 한창 떨치던 때이다.

현재 총동버티고개에 수필강의가 개설되어 있는 선농수필문학회에서는 우리 부고인 선후배 끼리만 모이니 노상 부고

이야기 부고 자랑이다. 남들이 들으면 흉일테지만 우리 끼리는 모이면 서로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고 항상 즐겁고 행복하다.

 

                                                                                                       (2009년 8월씀)

                                                                                                                                 2017년 5월

                                                                                                                                      선농수필문학회장

 

 
IP Address : 1.238.178.26

 
 

(하단 오른쪽 두번째 앉은이가 필자)

 

                                       (2017년 제 26회 선농축전 때 7회의 동기님들과 함께...)

 

 

 


(옛 용두동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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