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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산청 중산리 관광단지 근처에 있는 새 '지리산 성모상'

봄바람이 숭숭 부는 날, 살포시 숨어있는 봄 숨결을 찾아 발길 닿는 곳으로 떠났다. 
무작정 나선 길은 더는 차가 다닐 수 없는 길에 이르러 멈췄다. 
어리석은 사람도 지혜로워진다는 지리산. 천왕봉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
 경남 산청 시천면 중산리 관광단지에 차를 세웠다.

 경남 산청 중산리 관광단지 주차장 오른편 중산1교를 건넜다.
 새 성모상 가는 길 50m라는 안내판이 바로 보인다.

주차장 오른편 중산1교를 건넜다. 
성모상 가는 길 50m라는 안내판이 바로 보인다. 
기다란 돌계단을 납작 엎드려 올라가는 꼬부랑 할머니 뒤를 따라 올랐다.

 지리산 성모상 만나러 가는 길에는
 붉고 파랗고 노란 천들이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새를 만난다.

붉고 파랗고 노란 천들이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새를 만난다. 
옆으로는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걸음을 시원하게 한다. 
오동나무에는 열매가 아직도 매달려 있다. 
또 다른 나무 아래에는 막걸리와 초콜릿이 남아 있다.

 새 지리산 성모상은 보톡스를 맞은 듯
 얼굴에 점하나,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고 땡글 땡글하다.

천왕(天王), 마고할매, 마야부인 등으로 불린 지리산 수호신인 성모상은
 보톡스를 맞은 듯 얼굴에 점 하나,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고 땡글 땡글하다. 
왼손에 오른손을 가지런히 포개 성모상은 재현한 새 성모상이기 때문이다. 
진짜 성모상은 천왕사라는 절에 있다.

 지리산 새 성모상 앞에는 연신 온몸을 다해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앞에는 연신 온몸을 다해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새 성모상 옆에는 지리산 성모상에 관한 조선일보 이규태 고문의 글이 아래와 같이 새겨져 있다.

'지리산 성모상(聖母像)은~(중략) 일제 때 이 성모상은 배일(排日) 여신상이라 하여
 골짝으로 굴러버림을 당하는 등 수난을 받아 만신창이가 되고 마모된 것을 찾아
 천왕봉에 모셔졌다가 지금은 도 문화재 자료 14호로 지정되어 천왕사에 모셔져 있으며,
 이번 산청군 시천면들이 정성을 모아 중산리에 
 새 성모상을 실체보다 크게 제작하여 2000년 8월 6일 이곳에 모심으로써
 통일과 호국과 국민 복리의 영험을 계승토록 하고 여기 사적비를 세운다.' 고 적혀 있다.

새겨진 글자가 적어 읽는 데 불편해 병아리가 물 한 모금 먹고 하늘로 고개 쳐들 듯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먼발치 지리산을 바라보며 읽었다.

 지리산 성모상이 모셔진 산청 천왕사로
 가는 길로 방향을 꺾자 병풍 같은 돌조각과 돌탁자가 나온다.

원본이 있다는 천왕사로 향했다. 천왕사는 중산리 관광단지 주차장에서 천왕봉 등산길 중간에서
 천왕사와 약수사 이정표가 나란히 서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800m가량 더 들어가야 한다. 
낡은 목장승이 합장한 옆으로 지리산 중산 자연휴양림 안내 표지석도 함께 한다. 
방향을 꺾자 병풍 같은 돌조각과 돌탁자가 나온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지리산 성모상이 모셔진 천왕사로 가는 길은 차 한 대 겨우 지나는 길이지만
 시멘트 포장길이라 승용차도 어렵지 않게 가파른 길을 따라갈 수 있다.

차 한 대 겨우 지나는 길이지만 시멘트 포장길이라
 승용차도 어렵지 않게 가파른 길을 따라갈 수 있다. 마음을 가파른 길에 벼린다. 
먼저 약수사를 지나 좀 더 위로 올라가면 천왕사가 나온다.

 지리산 성모상이 모셔진 천왕사(天王寺) 입구는 여느 절과 달리 일주문이 없다.
 사천왕문도 없다. 커다란 바위 두 개가 덩그러니 좌우에 놓여 있다.

천왕사(天王寺) 입구는 여느 절과 달리 일주문이 없다. 사천왕문도 없다. 
커다란 바위 두 개가 덩그러니 좌우에 놓여 있다. 
계단을 올라가면 돌탑들이 나온다. 절은 여기저기 2.5m가량의 돌탑들로 가득하다.

 천왕사 내 인공연못 뒤편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은 돌계단이다.
 수행자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조심 걸었다.

인공연못 뒤편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은 돌계단이다. 
수행자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조심 걸었다. 임시 건물로 된 대웅전이 나온다. 
옆으로 지붕을 덮은 넓은 강당이 보인다. 그곳에 성모상이 모셔져 있다.

 지리산 성모상

성모상은 구름 등을 새긴 달걀 같은 바위 속에 쏙 들어 있다. 
먼저 본 성모상과 달리 거칠다. 두 손을 포갠 자세는 같지만 투박하다. 
아래에서 본 것이 젊은 성모상이라면 지금의 성모상은 이웃집 할머니 성모상이다.
얼굴 너비 46㎝, 몸 너비 43㎝인 성모상은 1972년 훼손되었다. 
1987년 혜법스님이 계곡에서 몸 부분을,
 진주시 비봉산 과수원에서 머리 부분을 찾아내 천왕사를 짓고 복원했다.

 지리산 성모상은 얼굴 너비 46㎝, 몸 너비 43㎝인 성모상은
 1972년 훼손되었다. 1987년 혜법스님이 계곡에서 몸 부분을, 
진주시 비봉산 과수원에서 머리 부분을 찾아내 천왕사를 짓고 복원했다.

성모상 이마에 칼자국과 같이 가느다란 선이 그어져 있다. 
왜국들이 성모가 자기들을 돕지 않았다고 칼로 친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성모상에 얽힌 이야기는 많다. 성모상에 앞에 세워진 안내판에 따르면
 '지리산 성모에 관해서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가 어머니인 선도 성모를
 지리산의 산신으로 모시고 국가수호신으로 숭상했다는 기록과 함께
 고려 태조 왕건의 어머니 위숙왕후를 지리산 산신으로 모셨다는 기록도 전한다.

불교계에서는 석가여래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을
 지리산 산신으로 모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고,
무속에서는 천신의 딸 마고 성모가 하늘에서 내려와 여덟 명의 딸을 낳아
 모두 무당으로 키워 팔도로 보낸 다음 자신의 뒤를 잇게 하고,
 자기는 무조(巫祖)가 되었다는 전설도 전한다. 

이처럼 성모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은
 지리산이 영산(靈山)으로 오랜 세월 동안 민간 신안의 대상이 되었고,
 따라서 민중은 지리산 천왕봉에 성모사를 세워 성모신을 모시고,
 숭상했을 것으로 본다.'라고 적어 놓았다.

 지리산 성모상에게서 억척스럽게 삶을 일군 우리 어머니의 거칠고 단단한 세월이 엿보인다.

억척스럽게 삶을 일군 우리 어머니의 거칠고 단단한 세월이 엿보인다. 
씨줄 낱줄처럼 얽히고설킨 거친 돌 표면이 오히려 어머니품처럼 아늑하다. 
나 역시 두 손을 가지런히 포개고 고개를 숙였다. 
두 눈이 움푹 들어간 높이 74cm의 성모상에서 삶의 희망을 보았다. 
민중들이 마음으로 쉬어갔던 길. 진실한 기원이 발길마다 머문 곳에서 마음을 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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