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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루귀 바람꽃이 핀 주변의 낙엽속에 몰래 피어있었다.
 소녀처럼 곱고 바람에 쓰러질 것 처럼 갸냘프다. 오래 보아도 예쁘기만 했다.

12일 충남 보령에 있는 배재산을 찾았다.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피는 바람꽃과 노루귀를 보기 위함이다. 
산속으로 들어섰다. 베이지색의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바짝 마른 낙엽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거리며 산속의 고요를 깨트린다. 
나무들은 낙엽 속에 발을 깊숙이 묻고 쏟아지는 봄볕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산길을 오르며 바람꽃을 찾아보았다. 낙엽으로 두툼히 덮여 있는 숲속은 쉽게 보여주지 않았다. 
바람꽃은 숲속에 꼭꼭 숨어 있었다. 어디에 숨어 있을까? 
보물찾기 하는 심정으로 낙엽이 떨어져 있는 돌밭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 바람꽃 돌밭의 그늘진 곳에 세송이가 곱게 피어 숲속에 봄의 향기를 품어내고 있다.

순간! 하얀 꽃이 눈으로 쏙 들어왔다. 변산 바람꽃이었다.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으로 한국 특산종이다. 
어찌나 반가운지 낙엽위에 털썩 주저앉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꽃잎은 희고 작지 않았지만 가냘픈 몸을 낙엽에 의지해 지탱하고 있었다. 
바람꽃은 독립군처럼 대부분 홀로 피어 있었다. 돌 틈 사이에 핀 꽃은 더 아름다웠다. 
응달진 곳에서 피어 한줄기 빛이라도 얻게 된다면 그 자태는 더 매혹적으로 변했다.


 ▲ 바람꽃 돌밭에 홀로 피어 봄빛을 받으며 자태를 한껏 뽑내고 있다

변산 바람꽃이 있는 주변에는 노루귀도 피어 있었다. 
바람꽃이 주로 돌밭에 피어 있다면 노루귀는 돌밭이 아닌 낙엽 속에 몰래 숨어 있었다. 
분홍빛의 노루귀는 사춘기 소녀처럼 꽃잎이 작고 색이 참 곱다. 
홀로 아닌 짝을 이뤄 피어 더 아름답다. 노루귀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노루귀,
 줄기에 유난히 털이 많이 난 털보다. 봄빛이 닿자 온몸에서 빛을 발하며 눈부신 자태를 뽐낸다.


 ▲ 노루귀 다정하게 짝을 곱게 핀 노루귀에 시샘하듯 벌이 날아들고 있다.

바람꽃과 노루귀는 복수초와 함께 맨 먼저 봄을 알리는 야생화의 3총사다. 
특히 바람꽃은 2월초에서부터 피는 꽃으로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쉬 볼 수 있는 꽃이 아니다. 
돌이 많고 습윤한 곳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자연의 섭리로 매년 봄을 맞이하지만 이렇게 숲에서 눈으로 보는 봄은 환희였다. 
계절의 경계선에서 보는 꽃이어서 더 예쁘고 감동적이다. 
숲속에서 몰래 만난 변산 바람꽃과 노루귀,
 마치 애인을 만난 것처럼 마음에 이는 삶의 희열을 주체할 수가 없다.
                        - 오마이뉴스 : 임재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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