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지역 지정 및 사업의 방향성                                                                                                                                                        

한동대 교수 구 자 문

  많은 도시들이 교외확산 등의 여파로 도심공동화를 겪고 있으며, 오랫동안 도심재생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같이 경제·인종·범죄문제가 크고 도심과 교외가 빈부격차와 함께 이분화 된 곳은 더욱 어렵지만, 한국의 경우에도 재정문제, 국내외 어려운 경제상황, 도시의 확산과 신도시 개발 등 때문에 어렵다.  

  포항의 경우에도 중앙동, 송도동 등 도심쇠퇴 지역이 많고 도시재생사업이 필요한 곳은 많지만 여건은 역시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도시재생이 과거의 도시재개발사업과는 달리 소규모 개발과 도시정비 위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대도시가 아닌 경우, 무엇을 하든 사업성도 높지 않고 파급효과가 크지 않아 진전을 보이기가 쉽지 않다. 분명 획기적인 전략과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음이 문제이다.  

  하지만 일단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되면 정부의 지원이 적지 않기에 많은 도시와 소지역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시재활성화지역 지정 세부기준은 주로 정부에서 제시한 쇠퇴분석지표를 이용하는데, 이는 인구사회, 산업경제, 물리환경 등으로서 세부적으로는 인구감소, 10년간 사업체수 5% 이상 감소, 3년 연속 사업체수 감소, 준공된 후 20년 이상 건축물 50% 이상 등이다. 이런 것들도 중요하겠지만, 매출액 감소, 세금체납, 주민소득 분포, 구조물 안전도, 플러밍의 종류 등 다른 지표들의 도입도 고려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도시재생의 또 다른 문제가 사업의 방향성이라고 본다. 도시재생의 목적은 낙후된 도심지역의 활성화이지만, 또 다른 목적은 이 지역이 향상된다 하더라도 이곳의 역사와 전통문화, 그리고 영세한 현 주민 및 상인들의 생활공간과 생활방식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재생사업의 기획에서부터 시행에 이르기까지 이 이 지역의 다양한 그룹 내지 조직들이 여러 유형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도시재생사업계획의 수립이 방향성이 맞아야 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지역에 맞는 전략들이, 그 파급효과가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떠할지, 예를 들어 세일즈 총량이 어떻게 되고, 주거의 종류는 어떻게 되고, 어떠한 그룹이 이익을 보고 어떠한 그룹이 손해를 보거나 쫓겨 가는지 제대로 된 예측 속에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도시기본계획과 건축허가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방향설정이 필요하다. 도심위주로 건축허가를 내주어야 하고, 교외의 대형개발을 지양하고 도심의 작은 필지들의 개발을 지향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행정지침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역사 깊은 부도심 내지 교외거점들이 이미 개발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에 모도심과 이러한 거점들이 ‘네트워크  압축도시’로 형성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도시재생의 성공을 위해서는 앵커가 되는 사업들도 함께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그 앵커가 되는 것은 첫째, 지역의 자산들로서 포항의 경우 죽도시장의 골목골목, 영일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 포항운하, 포스코 야경 등이 있다. 육거리와 오거리의 잘 지어진 스토리 있는 건물들, 북부시장 일제 강점기 건물, 3.1운동거리 등 장소와 건물들도 찾아봐야 할 것이다. 둘째, 젊은 창조계층을 끌어들임이다. 이들을 유인하기 위한 방안들은 이들의 주거, 작업실, 혹은 벤처기업에 대한 세금감면, 보조금 지급 등이며, 이를 통해서 젊은 학생들 내지 젊은이들이 대학촌, 예술단지, 산학단지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구겐하임미술관처럼 지역과 잘 조화되면서도 파격적인 건물이나 구조물들을 유치하는 것이다.

  도시재생지역과 주변의 수변공간 그리고 다른 지역들과의 네트워크도 중요하다. 주변 도시들과의 광역 네트워크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 도시들이 보완적으로 상생하기 위해서, 포항 도심이 이들 도시들과 어떻게 네트워크 하고, 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발전할 부분이 무엇인지, 이 도심재생이 이 네트워크 도시들을 위해 어떠한 공헌을 할 수 있을지,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 한국 도시들은 도시재생의 목적하는 바는 모르지 않으나, 아직도 물리적인 것들에 목매인, 역사문화 그리고 고유의 삶이 소멸된 획일화된 현대화된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것 같이 보인다.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기도 한데, 현재의 도시재생이 목적하는 바는 분명 과거의 도시재개발과 달라야 할 것이다. 만일 도시재생사업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지금 상황이 이러저러한데, 지금까지 지자체와 주민협의체 등 민간단체들이 어떠한 노력을 해왔으며 그 결과는 이러저러 했는데, 이번에 지금까지의 단점들을 보완하고 장점은 살려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니, 중앙정부에서 이러저러하게 도와 달라고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