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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 백조가족 이야기

 

1958년 3월 말 쯤의 일이다.
일본 <곤센하라>의 <시라루도로湖> 湖水에서 한 수렵사가 백조를 총으로
쏘았다. 탄환은 여섯 마리 한 가족 중에 어린 한 마리의 어린 백조에 맞았다.
다행히 급소는 피해 빗나갔지만 날개가 상하게 되었다.

백조는 몇 천 마리의 대집단이라 하더라도 대개는 한 가족을 기본 단위로 구성
되어 있다고 한다. 한 가족의 다섯 마리는 얼음 위에서 날개를 쉬고 있을 때에도
다친 어린 백조는 수면에서 얼음 위로 올라 갈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북극의 고향으로 돌아 갈 날이 차츰 다가왔다.
하루하루 다른 백조 가족들은 자기네 가족끼리 날라 올라갔다. 이 여섯 마리
일가도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4월 중순 어느 날 이 일가(一家)는
드디어 하늘 높이 올라갔다.
상처 입은 어린 백조는 그것을 보면서 헛날개짓을 하였다.
하늘의 다섯 마리는 한참 동안 선회하다가 다시 내려왔다.

같은 일이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반복 되었다. 여섯 마리는 그때마다 격렬하게
울어 대었다. 4월 20일이 지나서 이 나를 수 없는 한 마리를 남겨놓고 산 너머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한 시간쯤 지나니까 다시 돌아 왔다.

다음 날에는 돌아오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졌다. 그다음 날은 점점 더 길게 되었다.
다른 백조의 가족들은 이제는 완전히 다 철수 해 버렸다.
호수 가에서 이 백조를 지켜 본 산에서 숯을 구워 팔아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있었다. 4월 26일 아침밥을 먹고 있는데 그 백조가족 들이 그때 까지도 크게
울부짖고 있었다.

날지 못하는 한 마리의 어린 백조 위에 다른 다섯 마리가 몇 번이고 다시
몇 번이고 선화(旋回)하고 있었다. 얼마 안 있어 우는 소리도 목이 쉰 것같이
생각이 들도록 크게 울면서 다섯 마리의 백조는 산그늘 너머로 사라져갔다.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날지 못하는 백조는 이로부터 한달정도 (센모우線 )의
열차 창(列車窓)에서도 보였다고 한다.


( 北國의 動物들에서 )
2003년 4 월13 일

 


( 옮긴이의 말)
늦은 나이에 일어를 배우면서 낯선 외국말에서 한 구절 한 구절 우리말 뜻으로
돋아나는 의미들을 보면서 슬프기도 하지만 공부를 한 보람을 느낀 글입니다.

몇 년 전 북해도 여행을 갔을 때 만난 백조는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실제 낯선
사람을 싫어하는 공격적이고 사나운 새였습니다.
조금은 환상이 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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