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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2 08:15

지진 후의 카트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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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 후의 카트만두

                                                                                                                                                구 자 문

    네팔행 비행기는 여석 없이 꽉 차 있었다. 이번 비행기는 직항이라서 인천공항에서 이륙 후 6시간 30분 후에 카트만두의 트리브반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올 4-5월의 대 지진이후 많은 이들이 복구지원 및 봉사활동차 이곳을 찾기에 네팔정부 입장에서는 나쁠 것 없지만, 너무 해외 의존도가 높고 자체노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는 모양이다. 비행기 안에는 60여명의 Good Friend Korea 단원들이 유니폼으로 탑승하고 있다. 이들은 몇 주 동안 텐트에서 자며 심리치료 봉사활동을 한다고 한다.

 

트리브반공항은 붐볐다. 공항은 작은데 많은 이들이 입국장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공항관리들은 점잖고 친절하다. 5일간 이용할 마이크로버스 대절이 힘들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준비되었다. 연료파동으로 일주일 이상 차량운행이 제한되고 있었기에 걱정하고 있었다.

 

  올 9월 말 네팔의 새헌법이 전국을 7개 주로 나누게 되자 네팔 남부의 인도계 소수민족인 마데시족과 타루족이 자기들에게 독립된 주를 달라며 시위를 일으키고, 인도는 국경을 봉쇄하여 인도에서 네팔로 반입되는 석유, 기계류 등 주요품목의 이동을 금지시켜 버린 것이다. 물론 인도관리들은 자기들과는 상관이 없는 국내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하여 네팔에서는 휘발유와 가스의 재고가 바닥나서 자동차의 운행이 중지되고 큰 식당들도 문을 닫게 되었다. 카트만두 시내 여러 곳에 버스와 대형트럭들이 며칠이고 길게 줄서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는 휘발유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지난번 지진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고 다치고, 수많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균열이 생겼다. 겨우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에 이 같은 연료파동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진 이후 몇 달이 지났기에 대로변 건물들은 대부분 복구된 듯 보이는데, 골목 안을 살펴보면 무너져 방치된 건물들도 많고, 곧 무너질 듯한 건물들이 목제나 철기둥으로 받혀져있는 경우도 많다. 한 최신형 10층 아파트단지는 여러 동의 2-3층 부분에 파란 망을 쳐 놓았는데, 지진 때 균열이 크게 나고 위태롭게 흔들려서 입주자들이 모두 퇴거 했다고 한다. 또 지진이 온다면 더욱 피해가 커 질 것이다.

 

  네팔에는 1934년에 리터규모 8.1의 강진이 있었고, 1988년에는 6.8짜리가 있었는데, 2015년에는 7.8짜리가 엄습한 것이다. 이 7.8의 강도는 2010년 아이티 지진의 7.0보다 16배나 강한 것이라고 한다.

 

  도심은 영화에서 보는 듯한 고대도시의 모습이다. 군중들 속을 걸으면서 좁은 골목 양쪽으로 높이 솟아 있는 붉은 벽돌 건물들이 언제 무너져 내릴지, 매우 불안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삶은 옛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높고 좁은 벽돌건물들 사이 거미줄같이 연결된 골목에는 갖가지 소규모 가게들과 인파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가난한 네팔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역사성을 지닌 이곳을 어떻게 복구 및 향상시킬 것인가가 주요 이슈일 수밖에 없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이야 원칙과 기법에 따라 잘 복구되어야 하고, 그 밖의 지역이라 할지라도 보전되어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 지나치게 위험한 것들은 철거함이 옳다고 본다. 그리해야 남아 있는 건물들이 덜 혼잡해지고 도시인프라를 구축할 여지도 생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기회에 밀집된 도심을 좀 덜 복잡하게 향상시키자는 것이다. 그리고 도심 인접의 크고 작은 빈 땅에 인프라가 제공된 뉴타운을 건설하여 집을 잃은 분들이 스스로든 정부의 보조로든 집을 짓고 살아가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외곽에 한두 개 대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해야 할 필요도 크다고 본다.

 

  이곳저곳에 외국NGO들이 지어준 임시주택들이 있는데, 대부분 대나무 기둥에 벽과 지붕은 함석이나 베니어판이다. 보온재가 설치되지 않아 낮에는 매우 더웁고 밤에는 추울 것 같다. 샌드위치패널이 있으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텐데, 공장도 없고 수입하고자 해도 쉽지 않다고 한다.

 

  NGO 등의 지원으로 외곽에 천막이나 함석으로 지어진 임시 집단주거촌도 있는데, 많은 이들이 정을 못 붙이고 무너진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들 집단주거촌도 임시 머물 곳이 아닌, 오래 정 붙이고 살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지 않으면 않된다.

 

2015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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